지난달 말 베이징 디자인위크라는 행사의 개막식에 기조강연을 요청 받아 가게 되었다. 6회를 기록하는 행사지만 그 수준을 몇 해전에 경험한 적이 있어 올해의 행사도 만만히 보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. 그래서 기조강연인데도 다른 일을 핑계로 처음부터 참석하지 않고 내 순서가 닥쳐서야 강연장에 입장하는 오만을 부렸다. 게다가 중국 땅에서 건축설계작업도 15년째 하고 있으니 중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. 솔직히 말하면 낮춰본 게다. 근데 이 모든 게 오산이었으며 이 행사로 끝내 적잖은 충격을 받고 만다. 예컨대 중국의 건축가 100인을 불러모아 펼쳐놓은 전시회는 모두가 대단한 질적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. 소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왕슈 만큼 혹은 그보다 더 ..